오도송(한국선사)
九山禪師(구산선사)
深入普賢毛孔裡 (심입보현모공리)
깊이 보현의 터럭 속에 들어가
捉敗文殊大地閑 (착패문수대지한)
문수를 붙잡으니 대지가 한가롭구나
冬至陽生松自綠 (동지양생송자록)
동짓날에 소나무가 스스로 푸르르니
石人鶴駕過滿山 (석인학가과만산)
돌사람이 학을 타고 청산을 지나가네
曉峰禪師(효봉선사)
海底燕巢鹿抱卵 (해저연소녹포란)
바다 및 제비집에는 사슴이 알을 품고
火中蛛室魚煎茶 (화중주실어전차)
타는 불 속 거미집엔 물고기가 茶를 달이네
此家消息誰能識 (차가소식수능식)
이 집안의 소식을 뉘가 알리요
白雲西飛月東走 (백운서비월동주)
흰 구름은 서쪽으로 달은 동쪽으로!
鏡虛禪師(경허선사)
忽聞人語無鼻孔 (홀문인어무비공)
콧구멍이 없다는 사람의 말을 갑자기 듣고
頓覺三千是我家 (돈각삼천시아가)
삼천대천세계가 바로 내 집임을 순식간에 깨쳤네
六月鷰岩山下路 (육월연암산하로)
유월 연암산 밑 조용한 길에서
野人無事太平歌 (야인무사태평가)
野人(야인)은 일이 없어 태평가를 부르네
香谷大宗師(향곡대종사)
忽見兩手全體活 (홀견양수전체활)
홀연히 두손 보고 전체가 들어났네
三世諸佛眼中花 (삼세제불안중화)
삼세 제불들이 눈 속에 허깨빈데
千經萬論是何物 (천경만론시하물)
천경과 만론들 이게 다 무슨 물건!
從此佛祖總喪身 (종차불조총상신)
이로 좇아 불조사가 상신실명 하였구나
鳳岩一笑千古喜 (봉암일소천고희)
봉암사의 한 번 웃음 천고의 기쁨이요
曦陽數曲萬劫閑 (희양수곡만겁한)
희양산 몇 곡조는 만겁에 한가롭다
來年更有一輪月 (내년갱유일륜월)
내년에도 둥근달은 다시 있겠지
金風吹處鶴唳新 (금풍취처학려신)
가을바람 부는 곳에 학의 울음 새롭구나
彦機禪師(언기선사)
雲邊千疊嶂 (운변천첩장)
구름가엔 천겹의 번뇌 산봉우리요
檻外一聲川 (함외일성천)
해탈한 난간 밖엔 철철철 시원한 개울물 소리
若不連旬雨 (약불연순우)
만일 장마비가 아니였던들
那知霽後天 (나지제후천)
어찌 비 개인 뒤에 하늘을 알리
太古國師(태고국사)
趙州古佛老 (조주고불로)
趙州(조주)에 사는 옛날의 祖師(조사)
坐斷千聖路 (좌단천성로)
앉은 채 千聖(천성)의 길을 끊었네
吹毛覿面提 (취모적면제)
칼날을 눈앞에 바로 대어도
通身無孔竅 (통신무공규)
온 몸에 구멍 하나도 없네
孤兎絶潛蹤 (고토절잠종)
여우나 토끼 자취 감춘 가운데
翻身獅子露 (번신사자로)
문뜩 뛰어드는 사자 한 마리
打破牢關後 (타파뢰관후)
철벽같은 그 관문 때려 부수니
淸風吹太古 (청풍취태고)
태고 때 불던 그 바람! 맑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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