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음력 11월 초하루 법문

 

                                   貞和 스님

 

마음(心)

알고, 좋고 나쁜 것을 알며 온갖 생각을 할 줄 아는 者(자),

말하자면 의식작용의 본체를 이름 하여 마음이라 한 것이다.

마음은 모양이 없고 물체가 아니니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잡을 수도 없다.

의식작용의 일체 생각이 끊어진 곳이니 생각으로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은 어떻기에 마음을 봄으로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는가?

마음은 모-든 것의 근원이며,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되고 마음으로 돌아간다.

과거, 현재, 미래의 무한한 시간과 공간과 유무(有無), 장단(長短),

대소(大小), 피차(彼此)의 한없는 차별상과 희비고락(喜悲苦樂)등

무한한 감정의 생멸 모든 것이 한 마음 속에서 기멸(起滅)하는 것이니

마음은 이 모든 것의 근원이 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마음이란 어떤 것인가?

즉, 우리 일상생활에 있어서 눈으로 빛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모양도 없고 생각도 아닌 곳에

신령스러운 지혜(靈智,영지)가 소소영영(昭昭靈靈) 뚜렷이 밝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자기의 참된 모습이다.

수도(修道)란 마음을 닦는 것인데,

마음 그릇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함부로 아무것이나,

돌맹이나 잡고 닦는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의 정체를 바르게 알지 못하고 자기 나름대로

그릇된 생각으로 마음인 줄 알고 닦고 있으면

마음을 닦는 것이 아니고 도리어 마음을 어둡게 하는 결과가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마음을 알 수 있는가?

알고자 하는 자체가 바로 마음인 것이다.

알고자 하는 생각을 좇아가면 끝이 없다.

아무리 알려고 애를 쓰고 몸부림치고 생각을 많이 해도

점점 어지러워지고 괴롭고 헛수고만 하게 된다.

그러니까 생각을 좇지 말고 생각하는 자체를 돌이켜 봐야한다.

생각을 돌이켜 보면 곧 생각을 찾을 수 없다.

생각을 찾을 수 없는 그곳에 생각 아닌 영지(灵智)가 밝아

소소영영(昭昭靈靈)하지 않는가. 이 영지(靈智)가 모든 의식작용의 근본이다.

생각을 돌이켜 생각 아닌 영지를 보게 되니

이 영지는 이제 비로소 얻은 것이 아니고 본시 있었던 것이다.

다만, 마음속의 생각을 집착해 있는 바람에 생각 아닌 마음을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다.

생각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환상(幻想)이라 하겠다.

이 환상이 장애물이 되어 생각 아닌 본 마음을 못 본 것이다.

이 환상을 놓아 버리면 환상 아닌 진심(眞心)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환상은 생멸이요 허망하다. 진심은 생멸이 아니요, 영원 불멸이요 진실이다.

이 진심이 자기의 참된 모습이요 부처라고도 한다.

이 진심은 나고 죽은 일도 없다.

생각이 천만번 나고 죽더라도 마음은 나거나 멸하는 일이 없으니

생사(生死)와 관계없는 것이다.

생각을 돌이켜 생각 아닌 마음을 보면

마음에는 일체 망념(妄念)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일체상(一切相)이 끊어졌으니 공적(空寂)이요,

그 가운데 싱그럽게 영지(靈智)가 있으니,

진공묘유(眞空妙有) 또는 공적영지(空寂靈智)라고 한다.

공적영지의 마음은 극히 고요하고 신령스럽다.

어지러운 것이 아니니, 공적(空寂)이라 하고,

목석(木石)과 같이 느끼고 알 수 없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영지(靈智)라 한 것이다.

공적하고 신령한 마음속에 한 생각이 일어나

그 생각을 쫓아가고 집착하는 바람에 본래의 공적영지한 마음을 잊어버리고

생각은 다음 생각으로 쫓고 쫓아 마음은 점점 어지러워지고

어지러운 생각이 마음을 가리니, 점점 어두워진 것이다.

어지러우니 불안하고, 어두우니 어리석은 것이다.

그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발버둥친 것이

더욱 마음을 어지럽게 했으니 점점 더 어두워져서 공적영지했던 마음이

혼침과 산란으로 변한 것이다.

혼침과 산란 속에 젖어 있는 생각이 생사(生死)가 되어

원인에서 결과로 되풀이 되니,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이 되어

한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 한 없이 생사(生死)에 윤회하게 된 것이다.

한 없이 윤회하고 있는 동안에 좋은 일이 있는가 하면 나쁜 일도 있고,

좋을 때는 행복하여 좋아하고, 나쁠 때는 재앙이라 하여 슬프고,

괴로워하기도 하여(喜悲苦樂,희비고락) 모든 감정의 변화와 길흉화복의 온갖 일들이 있었다.

이 좋고 나쁜 일들이 어디로부터 왔는가 하면 다 과거 자기가 지은 행위가

원인이 되어 현재의 자기에게 결과로 나타난 것이며,

또 현재 자기가 짓고 있는 행위가 또한 원인이 되어

미래의 자기에 결과로 나타나는 것으로 어느 누구로부터 받은 것이나

다른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인과응보(因果應報),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도리를 깊이 마음에 새겨 똑 바른 마음공부를 하여

영원히 행복할 수 있는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인 공적영지한 본 마음을 찾는 것뿐이다.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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