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많은 시대, 지금을 살아가는 방법

기본적으로는 모든 시대에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특별히 심해지는 시기가 있어요. 바로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할 때입니다. 첫째, 기존의 일자리에 적합한 기술과 지식을 익힌 사람은 남아도는데 기존의 일자리가 줄어서 일자리가 부족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둘째,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는데, 그 새로운 일자리에 맞는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일자리는 있는데 사람이 부족한 경우도 발생합니다. 일의 성격 때문에 사람은 많지만 일자리가 부족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일자리는 많은데 사람이 부족한 경우도 있어요. 이런 현상은 어느 시대에나 찾아볼 수 있어요. 다만 변화의 시대에는 일자리와 일자리를 찾는 사람 사이에 불균형이 더욱 심해집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변화의 시기입니다. 그렇다고 지금만 변화의 시기인 것은 아니에요. 지금부터 50년 전에도 역시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변화의 시기였습니다. 변화의 시기에는 늘 있던 직업이 많이 없어집니다. 모든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있던 직업이 일부 없어지고 나서 조금 지나면 새로운 직업이 또 생겨납니다. 있던 직업이 없어지니까 기존의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가 없어지고, 또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지만 그 직업에 준비된 사람이 아직 없기 때문에 일할 사람이 없어요. 사회가 급격하게 바뀌면 바뀔수록 그 간극이 심해질 뿐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혼란을 더 크게 겪을 수밖에 없어요. 다만 그 고통을 줄이려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즉 복지 정책을 펼쳐서 변화의 시기에 수반되는 일시적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해요. 그리고 변화하는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서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도 겸해져야 합니다.

미래에는 당연히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인구 감소 현상을 보고 너무 불안해 하거나 사회가 붕괴되고 있다고 여길 필요는 없어요. 이런 불안감은 과거의 직업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겁니다. 자동화가 심화될수록 기존의 직업은 빠른 속도로 없어집니다. 아이들이 적게 태어나긴 하지만, 아이들의 수가 줄어드는 것보다 직업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일자리가 부족한 시기를 거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러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좀 더 시차를 두고 뒤따라서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생겨납니다. 일정한 혼란기가 지나면 사람들이 훈련과 교육을 받아서 새로운 일자리에 정착하게 돼요. 다만 그 ‘새로운 일자리’라는 게 어떤 일자리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은 안정된 직장에서 한 가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지만 정규직이 못 되거나, 조기 퇴직하거나, 쫓겨나는 것이 사회적인 이슈입니다. 즉, 일하고 싶은데 고용주 측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죠. 그러나 앞으로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정반대 상황이 전개될 겁니다. 회사에서 나가겠다는 사람을 잡는 것이 더 큰 사회적 이슈가 될 수도 있어요. 왜 그럴까요?



60세가 넘어서 은퇴하면 뭘 해보려고 해도 너무 늙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5년 정도라도 일찍 회사를 나와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조기 은퇴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 거예요.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점점 심해지면 나중에는 회사에 취직한 지 10년도 안 돼서 퇴직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됩니다.

어느 정도 자금만 벌면 자기 나름대로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니까 사람들의 평균 근무 기간이 짧아지는 거예요. 또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한 개의 직업만 갖는 게 아니라 재택근무와 온라인 기술 덕분에 두 개 내지 세 개의 일을 파트타임으로 하면서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삶을 살게 될 겁니다. 지금은 정규직 일자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10년만 지나면 정규직 일자리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그 정규직을 맡아 일할 사람이 오히려 부족해질 거예요.

지금은 회사와 노조가 타협을 해서 동일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에게 저임금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이런 비정규직은 물론 없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규직으로 모두 전환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에요. 앞으로는 사회 전체적으로 정규직은 소수가 되고 비정규직과 시간제 노동이 다수가 될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직업에만 종사하는 게 아니라 서너 가지 일을 해서 소위 ‘투 잡’, ‘쓰리 잡’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확률이 높아요.

그런데 이런 사회 변화가 꼭 불안정한 사회일까요? 과거와 비교하면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지만, 막상 비정규직과 시간제 노동이 일상적인 사회가 되면 하나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인식을 하기 때문이에요. 태어났는데 세상이 모두 이런 식이라면 누구나 그 세상에 적응하게 마련입니다. 변화가 심하게 일어날 때 기존의 것과 비교해서 ‘이게 좋다’, ‘저게 나쁘다’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지, 비교할 바가 없어지면 ‘좋다’, ‘나쁘다’ 하고 말할 근거가 없어져요. 좋고 나쁜 건 본래 없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다들 기후 위기를 말하지만, 과거의 기후에 비해서 나빠졌다고 말할 뿐이지 기후 자체만 보면 그냥 그대로 기후입니다. 다만 기존의 기후에 적응해 살던 인간 종이 기후가 변하면 굉장한 위기에 처하게 되는 건 맞아요. 반면에 변화된 기후에 맞게 진화한 새로운 종의 입장에서는 기후 변화일 뿐이지 기후 위기가 아닙니다. 이렇게 기후가 바뀌면 생태계를 주도하는 종이 바뀌게 되는 거예요.



그것처럼 인간 사회도 급격한 변화에 따라 세상을 주도하는 그룹이 바뀌는 겁니다. 그러니 변화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요. 어느 시대와 비교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작년과 지금을 비교하면 형편이 못 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어요. 그러나 10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사회가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는 괜찮은 사회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사회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다 함께 이 사회를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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