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 법당이 모두 없어지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그런데 이제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면 지역 법당이 모두 개인 법당으로 이전되기 때문에 지역 법당의 중요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개인 법당에서는 전법 활동가의 역할이 중요하게 됩니다. 자기 수행을 비롯한 모든 수행을 개인 법당에서 하고, 모든 전법도 다 개인 법당에서 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정회원보다 인격적인 면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조금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전법 활동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온라인 불교대학과 온라인 경전대학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으려면 그걸 진행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이에요.또한 전법 활동가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회원들의 폭은 더 넓어져야 합니다. 회원은 광범위하게 참여하도록 하고, 전법 활동가의 기준은 더 높여서 온라인 불교대학과 경전반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전법 활동가와 광범위한 회원들
이렇게 바뀔 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의 정회원 중에서 전법 활동가가 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현재의 정회원 다수가 전법 활동가의 자격을 취득하게 되겠지만, 더 높은 수준의 봉사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회원으로 가야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에 열린 전국 대의원 회의 때까지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 통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이번 재편이 끝나고 나면 앞으로 새로 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새로 오는 사람은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수행자를 지향하면 회원이 되면 되고, 시간적 여유가 되고 의지가 있을 경우 전법 활동가 신청을 해서 교육을 받으면 전법 활동가가 되면 되니까요. 다만 이번 재편 과정에서는 그동안 정토회의 중심 역할을 해왔던 정회원들이 전법 활동가와 회원으로 분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할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던 겁니다.
만일결사준비위원회(이하 만준위)에서 제안한 방법은 현재 전법 활동에 의지가 있고 그럴 능력이 되는 사람으로만 먼저 전법 활동가 모둠을 구성하고,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은 6개월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서 합류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전법 활동가와 회원, 두 가지로 분화되는 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만준위가 그런 내용을 담은 1안을 제안했는데, 막상 공청회를 해보니 이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2안을 냈습니다. 현재의 정회원 중에서 전법 활동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다 같이 가되, 6개월을 지나보고 본인이 의지가 없거나 자격 요건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사람은 그때 가서 빠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1안을 더 폭넓게 수용해서 나온 것이 2안입니다. 3안은 본인이 희망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현재의 정회원을 모두 전법 활동가 모둠으로 편성해서 출발하되 6개월 후에 재선거를 하자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안을 두고 투표를 했더니 4:4:2가 나왔습니다. 3안은 득표율이 가장 낮으니 일단 제외하고, 전국 대의원 회의에서는 1안과 2안을 갖고 다시 투표를 했습니다. 그 결과 원래 1안과 2안의 득표수가 40:42로 비슷비슷하게 나왔던 게 이번에는 55:44로 나왔어요. 1안의 득표수가 역시 더 많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의 3분의 2를 넘지 못했습니다.
전법 활동가의 자격이 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는 후속적으로 합류한다는 게 1안의 골자예요. 자격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원하는 사람은 다 같이 출발하자는 게 2안입니다. 2안의 맹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그러다 중간에 빠지게 되면 그 사람이 맡고 있던 부문에도 차질이 생기기 쉽다는 문제가 있어요. 둘째, 2안대로 한다면 이번에 편성하는 모둠의 구성원들이 선거까지 참여하게 되는데, 중간에 빠질 사람이 선거에 참여해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동안 정토회가 운영되어 온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안은 전원이 전법 활동가로 전환해서 간다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하면 2안과 같은 모순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방식으로는 6개월까지만 임시로 운영하고, 6개월 후에 다시 정식 편재를 하자는 것이 3안입니다.
1안과 3안의 공통점은 책임을 질 사람들로 편재를 한다는 거예요. 다만 1안은 지금 출발하고, 3안은 임시 편재했다가 6개월 후에 재편재를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2안과 3안은 지금 있는 사람들을 가능하면 다 함께 가자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1안은 전법 활동가로 전환하기를 원하지만 당장은 자격 요건에 미달되거나 책임을 지기 어려운 사람은 나중에 합류해야 한다는 것이 다른 두 안과의 차이점입니다. 3안을 채택할 경우 1안과 2안의 공통점을 포괄할 수 있지만, 본인이 전법 활동가를 희망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1안과 2안의 지지율이 80퍼센트나 되기 때문에 이런 대중의 의견도 고려해야 해요.
정리하면, 모두 함께 가자는 것이 3안입니다. 본인이 원해야 한다는 것이 2안이에요. 최종적으로는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로만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1안입니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결합해서 결국 이렇게 수정안을 만들었습니다.
‘전법 활동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다 지금 출발하되 8월에 다시 재선임을 한다’
그 내용이 지난 전국 대의원 회의와 서원행자 회의에서 최종 통과가 된 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좋은 법을 전하기 위해
한마디로 말하면, 여러분 모두가 전법 활동가가 되는 교육에 참여를 하시라는 겁니다. 나는 도저히 못 하겠다는 사람은 빠지고, 몸이 안 좋거나 시간이 안 되는 사람도 빠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모두가 다 전법 활동가 교육에 참여하시라는 거예요. 그래서 8월까지는 전법 활동가가 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신속하게 진행될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 모두가 시간을 좀 내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5개월 동안은 임시 운영을 해볼 예정이에요. 뭐든지 시운전을 좀 해봐야 하잖아요. 약도 개발하려면 3차까지 임상실험을 하듯이 온라인정토회로 전환하는 것도 5개월 정도 시운전을 해보고 ‘오케이, 좋다’ 하면 그대로 가고, 수정을 좀 해야겠다고 하면 수정을 해서 8월에 정식으로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 다음 다시 1년 반 정도 운영을 해보고 나서 부족한 부분은 더 수정을 해서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에는 앞으로 30년 동안 운영될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에요
이렇게 1차 임상실험, 2차 임상실험을 거쳐서 최종적인 운영안을 마련하면, 조금 속도가 늦어지기는 하지만 안전하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온라인 시대에 새로운 의사결정 방식
“정토회에서는 모둠장, 지회장, 지부장, 전국 대표를 추천 방식으로 온라인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추천 단위가 어디이고, 선거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모둠원들이 모둠장을 선출합니다. 선출된 모둠장들이 지회장을 추천합니다. 추천된 후보를 놓고 전체 모둠원들이 투표를 해서 지회장을 최종 선출합니다.
지부장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회장들이 지부장을 추천하고, 모둠장들이 모여서 투표를 통해 지부장을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전체 회원이 모여서 결정된 지부장을 승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전국 대표는 지부장들이 추천을 하고, 지회장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전국 모둠장들이 모여서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됩니다.
추천하는 단위가 있고, 그 아래에 의결하는 단위가 있고, 그 아래에 승인하는 단위가 있는 겁니다. 중요한 안건은 마치 국민투표처럼 더 아랫 단위의 의사를 물어서 최종 승인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유지해온 수평적 권력 분립이 아닌 수직적 권력 분립이라는 새로운 방식이에요.
이런 과정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울 게 없습니다. 온라인 투표는 결정이 금방 나게 돼요. 후보 한 명이 추천되었을 때는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당선이 되고, 두 명 이상이 추천되었을 때는 누구든지 과반수를 얻으면 됩니다. 한 명을 추천했을 때는 선택권이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찬반 투표에서 3분의 2를 얻지 못하면 부결되기 때문에 선택권이 있는 겁니다. 반대하는 사람이 3분의 1만 있어도 당선되지 못합니다. 절대 다수가 지지해야 당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두 명 이상이 추천되었을 경우에는 선택권이라는 개념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투표 결과 낙선한 사람은 기분이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정토회에서 하는 선거는 딱히 선거라기보다는 추대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두 명을 추천해주는 게 좋겠다고 할 때도 있고, 세 명을 추천해주는 게 좋겠다고 할 때도 있고, 한 명을 추천해주는 게 좋겠다고 할 때도 있습니다. 다만 한 명을 추천할 때는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두 명 이상 추천할 때는 과반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어서 전법 활동가와 회원 사이의 이동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회원 체제로 전환
“전법 활동가의 자격이 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회원으로 있던 사람이 다시 전법 활동가로 돌아오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절차가 있다기보다 예전과 달리 이동이 자유로워졌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불교대학 진행자 자격을 취득했는데 일이 있어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시다. 예전에는 실제 활동을 하지 않아도 자격을 그냥 계속 유지했는데 이제는 이동이 자유로워집니다. 불교대학 진행을 못하면 전법 활동가 모둠에서 빠졌다가, 본인이 또 할 수 있게 되면 다시 신청하면 돼요. 신청했을 때 다른 자격은 다 갖추어져 있다면, 그사이에 바뀐 부분에 대해서 점검 교육만 받으면 전법 활동가 자격이 바로 회복됩니다. 요즘은 불교대학 진행 관련 세부사항이 자주 바뀌니까 점검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꾸 들어왔다가 나갔다가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준비가 확실하게 되었는지 좀 더 꼼꼼히 확인하는 정도의 작업이 있을 겁니다.
현재 정회원들은 일단 전법 활동가 자격을 취득하면 그걸 기본으로 해서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처음 자격을 얻을 때는 최소한 3년 동안은 불교대학 진행자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해야 해요.”
“네, 이해했습니다.”
“앞으로 정토회는 모든 것을 다 이렇게 자유롭고 투명하게 진행하려고 해요. 전법 활동가가 되는 것도, 서원행자가 되는 것도, 결사행자가 되는 것도, 법사가 되는 것도 이렇게 공고가 나가면 원하는 사람이 직접 신청하는 방식으로 갈 거예요. 필요할 때마다 공고가 나갑니다. 그러면 자격이 되는 사람은 신청하고, 신청을 했는데 자격이 안 되면 ‘이러저러한 것이 미흡하니 자격을 갖춰서 오세요’라고 안내를 받습니다. 미흡했던 부분을 채웠다는 확인이 되면 교육에 들어가고, 교육을 마치면 심사를 거쳐 자격을 취득하고, 활동을 못하게 되는 사정이 생기면 사표를 내고 회원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되면 또 전법 활동가 신청을 하면 돼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원 규정도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고 간단해집니다. 본인의 자발성에 기초해서 선택하되, 일단 선택을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이 분명하게 주어집니다.
‘전번 활동가가 되면 당신에게 이러이러한 책임이 있습니다.’
‘스태프가 되면 당신은 이러이러한 역할을 최소 6개월 동안 책임져 줘야 합니다.’
이렇게 책임져야 할 내용을 분명하게 제시해 줄 겁니다. 그것을 이수하기만 하면 자격이 갖춰지는 겁니다.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일인데, 억지로 하지 말고 좀 가볍게 해 나가자는 취지예요.
꼭 전법 활동가가 되지 않아도 회원으로서도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고 대우받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전법에 의지가 있어서 전법 활동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전법 활동가가 될 필요가 없어요. 기도를 열심히 한다거나 보시를 많이 하는 분들은 회원으로서 그분의 뜻을 굉장히 존중하고 기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전법 활동가 모둠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법 활동가는 직접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해야 합니다. 전법 활동가란 진행자를 의미한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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