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할 때 왜 묵언을 하나요?

저는 명상을 할 때 묵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혼자 속으로 말을 하는 것은 묵언으로 봐도 되나요? 단지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을 묵언이라고 하는 건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거나 글로 써서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도 하지 않아야 묵언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말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하세요. (웃음) 말을 하면 관심이 밖으로 향하게 됩니다. 만약 산길을 혼자 걸으면 경치도 느낄 수 있고, 자기 자신도 돌아보게 되는데, 친구와 얘기하면서 걸으면 경치도 무심히 지나치게 되고, 자기 마음을 살피기도 어렵습니다. 명상은 오직 관심을 자기 내부로 두어서 호흡, 느낌, 마음을 알아차리는 거예요.

 

명상수련에서 묵언을 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말을 하면 관심이 밖으로 향하기 때문에 수행 차원에서 자기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중얼중얼하거나, 쪽지에 써서 전달하거나, 눈짓 몸짓 손짓으로 표현하는 것은 묵언의 본래 의미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묵언 중에는 모든 의사 표현을 중단해야 합니다.

 

둘째, 대중과 함께 수련할 때 묵언이 필요합니다. 내 말이 다른 사람이 수행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으니 조용히 하라는 의미입니다. 이때는 소리를 내지 말라는 것을 뜻해요. 그런데 묵언은 조용히 하라는 뜻보다는 근본적으로 오로지 관심을 자기에게 집중하라는 의미가 더 큽니다.

 

셋째, 묵언의 진정한 의미는 시비 분별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잘했느니 잘못했느니 옳으니 그르니 하는 시비를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묵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비하는 마음으로 낸 소리가 아니라면 소리를 냈더라도 묵언을 한 것이 됩니다. 소리를 내지 않았더라도 시비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묵언을 어긴 것이 돼요.

 

이렇게 묵언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묵언을 한다면 눈짓, 손짓, 글로 써서 표현하는 것도 안 됩니다. 둘째, 대중과 함께 명상수련을 하기 때문에 조용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눈짓, 손짓, 글로 써서 표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셋째, 시비 분별하지 않기 위해 묵언을 할 때는 밖으로 소리를 내지 않아도 마음으로 시비했다면 묵언을 어긴 것이 됩니다. 말을 했더라도 빗자루가 여기 있습니다라는 등의 알리는 말을 한 것은 묵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묵언에는 세 가지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있습니다. 대중이 모여서 명상을 할 때 묵언은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지금 온라인 명상수련처럼 각자 개개인이 혼자 명상할 때의 묵언은 첫 번째 의미의 묵언을 지켜야 합니다. 한번 입을 떼면 자꾸 입을 떼고 싶기 때문에 명상을 하는 5일 동안은 묵언을 하고, 핸드폰도 사용하지 않고, 입을 딱 닫고 살아보는 겁니다.”

 

,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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