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회원의 활동방향은?
“일반회원의 활동 방향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모두 전환되면 ‘정회원’이나 ‘일반회원’이라는 말은 없어지고, 모든 사람이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정토회의 창립취지에 동의하면 ‘회원’이 됩니다. 정토회의 창립취지가 뭘까요?
‘우리는 수행자다. 수행자는 수행하고 보시하고 봉사한다. 우리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뜨려 해탈과 열반으로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창립취지에 동의를 하면 누구나 정토회의 일원으로 참가할 수 있어요.
회원이 되면 누릴 수 있는 권리
온라인 시대에는 정토회 회원이 되면 ‘수행, 보시, 봉사하라’, 이렇게 권장은 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활동하면 됩니다.
우선 수행 차원에서는 정기적으로 법문을 들을 권리가 생기고, 필요하면 교육 연수를 받을 권리가 주어지고, 명상수련에 참여할 권리도 생기고, 천일결사에 참여할 권리도 생기고, 수련원에 가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도 생깁니다. 이제는 이게 의무가 아니라 전부 권리사항이 됩니다.
회원의 비전
온라인 정토회에서 회원들의 비전을 굳이 말씀드리자면, 첫째, 자신의 수행에 관계된 법문을 온라인으로 집에서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자기가 원하면 뭐든지 정토회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하면 봉사도 할 수 있고, 원하면 보시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봉사가 권장사항일 뿐이지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셋째, 지역별 수련원에 가서 훨씬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옛날에 갖고 있던 ‘절’이라는 개념이 조금 더 확대가 된다고 볼 수 있어요. 수련원에 가서 숙박을 할 수도 있고, 농사도 지을 수 있고, 수행할 수 있는 등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어집니다.
전법 활동가가 되면 주어지는 의무
그렇게 활동하던 중에 ‘나도 전법 활동가가 되고 싶다’ 하고 원이 생기면 신청을 하면 돼요. 전법 활동가는 일정한 인격과 일정한 역량을 갖추고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진행하는 사람입니다. 신청하신 분에게는 전법 활동가에 필요한 자격 요건이 갖추어졌는지 확인합니다. 경전 대학을 졸업했는지, 깨달음의장을 다녀왔는지, 명상수련을 했는지, 천일결사 수행은 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면 교육 및 연수를 받고 나서 일정 기간 스텝으로 참여해서 경험을 쌓은 후 진행자의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진행자로 활동하다가 본인이 바빠서 활동을 못하게 되면 사표를 내면 됩니다. 전법 활동가는 마치 선생님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정예화하는 훈련이 필요해요. 온라인 시대에는 지역 법당 중심에서 개인 법당 중심으로, 총무 중심에서 전법 활동가 중심으로 운영의 중심이 옮겨가게 됩니다.”
자발성만으로는 역부족이지 않을까요
“온라인 시대에 정토회는 더욱더 자발성에 기초해서 운영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저의 경우를 보면 100퍼센트 저의 자발성만으로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지는 않거든요. 가끔 물러서는 마음도 있었고,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힘이 있었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너무 자발성에만 맡겨두면 가능성이 있는 활동가들이 자칫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하지 않을까요? 활동가를 양성하려면 끌어주는 힘이 되어줄 장치를 마련하는 작업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이에요. 현실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은 오프라인과는 특성이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법당에 나와서 같이 일도 하고 고생도 하다 보니 중간에 활동하고 싶지 않았다가도 또 마음이 바뀌어서 활동을 계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그러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활동가를 양성하는 방향이 달라져야 해요. 가령 불교대학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는 10명이 입학하면 밀착 관리를 해서 5명이 졸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20명을 받아서 8명을 졸업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10명이 입학해서 5명을 졸업하면 50퍼센트입니다. 20명을 받아서 활동가 8명이 졸업하면 40퍼센트입니다. 그러나 졸업생 수를 놓고 보면 5명보다 8명이 훨씬 많죠. 이처럼 온라인은 효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접근성이 넓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손실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밀착해서 수행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도록 지원하고 함께하는 측면이 강했지만, 온라인이 되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그중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아요. 아무리 우리가 보완을 해도 온라인에서는 활동가를 키워낼 확률이 오프라인일 때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은 확률이 떨어지는 대신 양을 크게 늘리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세가 많은 분들도 전법 활동가가 될 수 있을까요?
“그동안 컴퓨터를 한 번도 다뤄보지 않았던 60대 보살님들은 온라인 교육을 받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더욱 신경 써서 교육 기간을 늘린다거나 컴퓨터 기본 교육을 좀 받은 다음에 전법 활동가로 참여할 수 있게끔 하면 안 될까요?”
“옛날에 절에 가면 사찰예절을 배웠던 것을 기억나세요? 절은 어떻게 하고, 방석은 어떻게 놓고, 출입은 어떻게 하고, 향이며 초는 어떻게 켜고, 청수를 올릴 때는 어떻게 한다는 사찰예절을 배웠습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정토회에서는 불교대학이든 봉사 활동이든 신청하면 온라인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컴퓨터 활용법과 에티켓을 배워야 해요. 어디를 클릭해서 어디에 들어가는지, 검색은 어떻게 하는지, 화상회의는 어떻게 하는지, 음소거는 어떻게 하는지, 이런 것을 전부 훈련받아야 해요.
그러니 아무리 신심이 있고 정토회에 애정이 있어도 이런 기술을 안 익히면 안타깝지만 진행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분들이 있다면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다른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온라인 전법 활동가로서 활동하려면 컴퓨터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나누기도 해야 하고, 안내사항도 전달해야 하고, 문서도 보내야 하니까요. 전법 활동가로서 활동하려면 컴퓨터 활용법을 익혀야 해요.
‘아이고, 내가 이 나이에 그거 익혀서 뭐 하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일을 맡아서 하면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정토회로 바뀌게 되면 모든 기존의 조직을 다 해체되고 가능한 모두 전법의 현장으로 가야 합니다. 온라인 현장에서 불교대학을 진행하는 일이 정토회의 중심 활동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내가 모둠장이다’, ‘내가 지회장이다’, ‘내가 지부장이다’ 이런 지위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우리 모두가 전법 활동을 하는 것인데, 그중에 필요한 경우에 ‘아, 당신이 당분간 지부장을 좀 해주시오’ 이렇게 요청을 받는 것일 뿐입니다. 이제는 직급은 큰 의미가 없고, 모든 활동가가 전법사의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각 지부마다 충분히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진 후 마지막으로 스님은 회원들에게 얼마나 이해가 되었는지 물어보고 앞으로 남은 절차를 알려주었습니다.
“이제 여러 선택지 중에 어떤 선택을 할 건지는 여러분이 결정하면 돼요. 그러면 방향은 이해가 됐어요? 이해가 됐으면 손으로 표시를 해봐요.”
모두 화면 속에서 오케이 표시를 했습니다.
“좋습니다.”
“충분히 토론하고 의견 수렴도 했으니까, 이제 다음 주에는 진행상의 여러 가지 선택지를 놓고 여러분이 투표를 해주세요. 현재 정토회의 시스템에서는 결정 권한이 전국대의원회의에 있어요. 그러니 대의원들이 대중의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우리의 의사를 투표를 통해 표시해주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투표한 결과를 첨부한 제안서를 전국대의원회의에 올립니다. 대중의 여론을 참고해서 결정해달라는 뜻입니다. 아직까지는 결정 권한이 전국대의원회의에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모두 바뀌면 사업의 많은 부분에서 활동 회원들의 결정권이 더욱 커집니다. 지금은 전국대의원회의에서 결정한 내용을 서원행자들이 승인하면 끝나는데, 앞으로는 지부에서 어떤 사업을 결정해도 그 아래에 지회장이나 모둠장이 그 결정을 승인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어떤 안건은 그 아래 회원들 전체의 승인을 받는 식의 절차를 거치도록 시스템이 바뀌게 돼요. 온라인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대중의 직접적 의견을 훨씬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온라인 시대에 정토회는 전법 활동을 주로 하게 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라고 해도 대부분 전법 활동에 관련해서 결정할 일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 달리 결정할 게 별로 없어요. 지역별 수련원에서 농사를 어떻게 짓고 이런저런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거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주가 되어 수련원 단위에서 의사결정을 해나가면 됩니다. 회원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구조는 지역별 수련원 단위에서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우리가 어떤 것도 구체적으로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점차적으로 보충해 나가려고 해요.
온라인 정토회를 재창립한다는 마음으로
지금 우리가 의논하는 내용은 지금까지의 오프라인 정토회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경험해 온 지역 중심의 정토회를 계속 생각하면서 ‘이건 어떡하냐, 저건 어떡하냐’ 하지만, 사실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내용은 온라인 정토회라는 새로운 정토회를 재창립하는 작업입니다. 이념과 방향은 그대로이지만 모든 회원, 구조, 의무, 조직 방식, 의사결정 방식에서 온라인 정토회를 새로 구축해나가는 과정에 시야를 좀 더 넓게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저녁 7시가 넘어 법회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저녁 8시, 정초법회 (청년)
8시부터는 청년 정회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청년들이 모여 공청회를 한 결과를 발표하고, 스님에게 온라인 정토회 개편 방향에 대해 전체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 청년은 청년들만 따로 모아 청년특별지부를 구성하지 않고 지역에 편재하면 청년부가 약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대해 스님은 수행을 가장 우선해서 활동해야 한다고 짚어주었습니다.
“청년부 조건을 35세로 제한하니 여러분들은 답답할 수도 있을 거예요. 30세에 정토회 청년부 활동을 시작하면 정회원이 되었을 때 35세를 넘어버려서 청년부를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저도 그런 실정을 알고 있습니다. (웃음)
수행자들의 모임
그러나 여러분이 청년부에 앞서 한 사람의 수행자이고, 수행자의 모임인 정토회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방향 하에 그렇다면 청년들에게는 불법을 어떻게 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해요. 청년부를 더 강조해버리면 정토회가 부차적인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청년부 대표 역할을 했던 사람 중에 지금까지 정토회에 남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한 명의 수행자가 먼저 되는 게 아니고 그냥 활동하는 재미만 추구하고 수행을 하지 않으면, 청년부 활동이 끝나게 되면 정토회 활동도 그만두어버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런 모습은 수행자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정토회는 수행자들의 모임이고 수행자가 사회를 정화시키는 활동을 하는 것이지 사회 운동을 하기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우리는 수행이 목표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회 정의를 위한 활동도 함께 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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