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물질 흩어지고 모일 뿐 변함없어 -

- 심경의 ‘불생불멸’물리학의 기본법칙-

 

 

반야심경은 공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설하기를 ‘…불생불멸 불구부정…’이라고 한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겉으로는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사실은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다는 뜻의 불생불멸이야 말로 물질세계에 관한한 핵심을 찌른 말이다. 고전물리학이건 현대물리학이건 가릴 것없이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이 보존의 법칙이다. 이 보존의 법칙이 말하는 바가 바로 에너지, 전기량(電氣量)등 기본적인 물리량은 결코 없어지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질량-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설명하겠다.

 

물체가 움직이면 거기에는 반드시 운동에너지가 따른다. 또한 지구상의 물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있으면 거기에는 위치에너지가 따른다. 높은 곳에 있는 물을 낮은 곳으로 떨어뜨리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에너지의 모양이 바뀔 뿐 에너지의 양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높은 곳에서 떨어진 물이 발전기를 돌리면 전기에너지로 변하고 이 전기에너지로부터 사람들은 필요에따라 빛 에너지나 열 에너지 또는 운동에너지를 끌어 쓰는데 어떤 형태의 에너지로 쓰던 에너지의 양에는 변함이 없다. 에너지는 또한 질량으로 변하기도 하고 질량이 에너지로 변하기도 한다.

 

질량과 에너지의 상호변환은 반야심경이 말하는 불생불멸을 물질세계에서 이해하는데 더 없이 좋은 예이다. 자연계에는 어딘가에서 갑자기 질량이 생겨나기도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있는데 질량-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있어 없어진 것도 없고 생겨난 것도 없다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어딘가에서 불쑥 질량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질량이 없는데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잠재해 있던 에너지가 질량의 모습으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질량이 감소한 경우에도 질량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어떤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자연현상이 여러가지 형태로 바뀌는 것은 결국 에너지가 이 모습에서 저 모습으로 바뀐 것을 뜻하는 것이다. 나무를 태워 재가 되었다 하더라도 무엇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수소가 산소와 결합하면 다만 물이 되는데 이 경우에도 수소와 산소가 없어진 것도 아니고 물이 생겨난 것도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수소도 없어지고 산소도 없어졌으며 물이 생겨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없어진 것이 없다. 타기전에는 산소분자와 수소분자가 서로 따로 따로 놀았던 것이며 타고난 후에는 수소분자와 산소분자가 서로 결합한 것 뿐이다. 산소-수소가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결합한 것을 사람이 물이라고 부를 뿐이다. 비유를 들자면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과 같다. 결혼전 한남자와 한여자가 있었는데 결혼하여 부부가 되면 남자와 여자가 없어지고 한 가정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과 꼭 같다. 모든 변화가 다 이런 식이다.

 

살아 움직이던 생물체가 죽어서 그 몸이 썩어 없어진 경우에도 원자(原子)의 세계에서 보면 변한 것이 없다. 단지 원자들 상호간의 결합상태가 바뀐것이다. 물질이 생겨났다 썩어 없어지는 것은 사람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과 꼭 같다. 어떤 모임이 있어 사람이 100명쯤 모였다면 100이라는 숫자의 사람 하나하나가 어딘가에서 없어지고 100명이 모인 어떤 모임이 생겨난 것이다. 이 모임을 사람들이 물질이 생겨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임이 해체되면 물질이 없어진 것이지만 모임을 구성했던 100이라는 숫자의 사람이 어디 다른 곳에 갔을 뿐 사람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물질이 생겼나 없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물질세계의 윤회를 뜻할뿐이다. 이렇게 모였다 흩어지고 저렇게 모였다 다시 흩어지고 새롭게 모일 뿐 무엇이 없어진 것도 없고 생겨난 것도 없다는 것이 바로 물리학에서 말하는 보존의 법칙이다. 결국 보존의법칙은 불생불멸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불생불멸! 그것은 물리학의 기본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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