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때 밥 한 그릇만 올려도 되나요?
“어제가 시아버지 기일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장을 보고 음식을 혼자 하는 저에게 미안하셨는지 시어머니께서는 매번 ‘나 죽고 나면 제사를 따로 지내지 말고 아버님 제사 때 밥 한 그릇 더 올려서 지내면 된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되는 건지 여쭙고 싶어서 질문 올렸습니다.”

“네, 그래도 됩니다.” (웃음)


“그렇습니까?”

“네. 자기 좋을 대로 하면 돼요. ‘그래도 시어머님 기일에 맞춰서 따로 지내드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따로 제사를 지내면 되고, 또 시어머니께서 유언을 하셨으니까 시아버지 기일 때 같이 그냥 지내도 됩니다. 귀신은 다 자기 알아서 찾아오니까요. 아무도 안 가르쳐줘도 다 알면 ‘귀신같이 안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그 말은 귀신은 모르는 게 없다, 이런 뜻이에요. 그래서 장소를 바꿔도 알아서 찾아오고, 날짜를 바꿔도 알아서 찾아옵니다. 그러니 너무 신경 안 써도 됩니다.

특히 시어머니께서 제사를 따로 지내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면, 그것은 시어머니의 뜻이 그러니까 따르면 돼요. 다만 질문자의 마음이 어떤가가 중요하죠. 질문자가 따로 차리기 힘드니까 시어머니 말씀대로 해야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도 되고, ‘그래도 따로 제사를 차려야지’ 하면 따로 차려도 됩니다.

핵심은 정성입니다. 귀신이 실제로 밥을 먹고 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추석이나 설은 그분들이 돌아가신 날과 아무 관계가 없는데도 차례상을 차리지 않습니까. 중요한 건 나의 정성입니다. 아버님 돌아가신 기일에 정성을 기울여서 그분을 추모하는 것이 제사입니다. 불교 신자들이 부처님 열반하신 날에 추모하는 것과 같아요. 또 부처님 태어나신 날, 부처님 깨달으신 날도 기념하잖아요.

‘돌아가신 부모님 생신까지는 못 챙기더라도 돌아가신 기일은 챙기고 싶다. 그날 가족끼리 모여서 밥도 같이 먹고, 부모님 은혜도 생각하면서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따로 제사를 차려도 돼요. 그게 힘들면 제사를 하나로 합쳐서 지내고, 지낼 때 시아버지만 생각할 게 아니라 시어머니도 같이 생각하면 되죠.

그런데 가족들이 모여서 파티처럼 음식을 약간 근사하게 차려서 먹을 때가 일 년에 몇 번 있겠어요? 원래 제삿날이라는 게 조상 핑계를 잡고 요즘 말로 하면 파티를 하는 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 돌아가신 날이라는 핑계로 집에서 음식을 좀 마련해서 부모님께 드리는 시늉 좀 하고는 가족끼리 둘러앉아서 파티를 하는 날이 제삿날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파티할 때는 좀 힘이 들어도 힘들다는 소리를 안 하면서 제사만 왜 그리 힘들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파티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드니까 힘이 덜 들고, 제사는 전통적으로 음식 종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힘든 건가요? 그러면 앞으로 차리는 음식의 종류를 좀 바꾸세요. 잘 먹지도 않는 옛날 음식은 차리지 말고, 우리 가족들도 좋아하는 음식 중에 옛날 격식에도 벗어나지 않는 음식 위주로 차려 보세요. 너무 상다리 부러지게 많이 차리지 말고 적절하게 차려서 가족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하고요. 옛날에는 대가족이니까 음식을 많이 차려서 제사가 끝나면 온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었거든요. 요즘은 제사 지냈다고 동네 사람들에게까지 나눠 주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우리 가족이 먹을 양만 만들어서 부모님을 추모한 후 식사를 하면 돼요.

너무 허례허식으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사 음식을 3일 동안이나 만들 필요는 없어요. 만약 내일 제사 지낸다고 하면 시장은 오늘 봐 두고 당일 아침부터 좀 준비해서 지내면 되죠. 그렇게 좀 가볍게 생각하세요. 자식을 고생시키고 싶은 부모가 누가 있겠어요? 그건 부모님도 원치 않는 일이에요.”

“네. 저도 사실 제사 음식 준비하는 일이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제가 만든 음식을 가족들이 모여서 맛있게 먹어주는 게 정말 뿌듯하고 기분이 좋긴 합니다.”

“뿌듯하고 좋은데 왜 스트레스를 받아요?”

“제사 음식 준비가 하루 가지고는 안 됩니다. 메뉴에 혹시 빠진 게 있는지 계속 검토도 해야 하고, 해물 장이며 나물 장 등을 따로따로 봐야 해서 정말 챙길 게 많습니다.”


“음식의 종류를 좀 축소해 보세요. 양도 조금 적게 사고요. 형식을 지키기 위해 스트레스받으면서 힘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가? 음식을 조금 적게 차리더라도 ‘오늘이 어머님 돌아가신 날이지. 어머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참 많이 베푸셨어’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는 게 더 중요한가요?”

“네, 정성을 기울이는 게 더 중요하죠.”

“음식보다는 정성으로 제사를 지내야 해요.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삿날이나 생일날에 고기를 너무 많이 차리는 건 좋지 않습니다. 자기 아이의 생명을 귀중하게 여기고 축하한다면서 남의 생명을 죽여가지고 생일잔치하는 게 뭐 그리 자랑스러운 일입니까. 자기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울면서 남의 생명을 죽여가지고 제사 지내는 게 뭐 그리 이치에 맞겠어요? 그러니 간소하게 차리되 정성을 기울이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돌아가신 부모님 핑계로 우리 가족이 파티를 한다’ 이렇게 좀 가볍게 생각해 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제사란 마음 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 조상때부터 내려온. 풍습이며
문화이긴 하나 이것이 반듯이 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다.
형편에 따라 조건에 따라 자기집
나름데로 풍습을 만들어 지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정이있어 지내기 어렵거나 지내기
싫어서 안지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옛날 전통이라 해서 꼭 그대로 지키거나 받아들일 이유는 이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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