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不垢不淨( 불구부정 )

 

▶不垢不淨 ( 불구부정 )

더러움도 아니고 깨끗함도 아니니라.

지난 시간에 설명해드렸듯이

아니라는 말은 저기 지금 어떤 현상이 있는데 그것을 잘못보고 있을 때 아니라고 교

정해주는 말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無는 없다는 말이니까 아예 처음부터 부정한 것이고요.

아니다는 그 현상을 부정하는 말입니다.

인도는 현실을 아예 없는 것으로 본 것이 아니고

어떤 사건이 있지만 그것을 보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 아니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관점으로는 더러운 것이 있다고 하겠으나

부처님이나 보살의 관점은 그것은 더러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사람이 그렇게 보고 있을 뿐이지 사실의 입장에서는 더러움은 없다는 뜻이지요.

부처님은 중생이 괴로워하는 것은 모두 자기 마음이 만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누구도 자기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스스로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에 걸려서 괴로운 것입니다.

옐들어 누가 나에게 스발느므스키....못된 놈...하고 욕설을 하였다고 합시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발개지면서 발끈할 것입니다.

아마 면전에서 그렇게 욕한다면 누구나 찜찜해할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더럽다' 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6년간 고행 뒤에 깨달음을 통하여 특별히 무엇을 얻은 것은 없습니다.

금강경에서도 부처님은 나는 전혀 얻은 것이 없다고 했어요.

이것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설마 부처님께서 정말 얻은 것이 없었을까....? 하고 생각하겠으나... 정말입니다.

부처님은 무엇도 얻은 것이 없어요.

금강경만이 아니고 부처님의 경전 어디에도 나는 무엇을 얻었노라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후 보살과 선지식들....그리고 중국의 선사들도 아무도 나는 이렇게 깨달았노라

하고 말한 사람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얻은 것이 없노라 하니까

모두 얻은 것이 없다고 했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얻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상에 떨어진 사람이고

절대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아닙니다.

부처님이나 선사들은 무엇을 얻은 것이 아니고 단지 생각을 바꾼 것일 뿐입니다.

생이 있고 죽음이 있으며.... 더러움이 있고 깨끗함이 있다 라는 생각이 잘못된

관점이라는 것을 안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말을 통하기 위하여 그런 말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진실의 입장....절대적인 法에서는 생과 죽음과 더러움과 깨끗함은 없다라는 것을안 것입니다.

여기 한무더기 똥이 있다고 생각합시다.

사람들은 모두 더럽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음식물이 삭고 녹아서 ....일종의 화학반응으로

그런 물질이 된 것이지....그래서 그런 냄세가 나는 것이지 ...

하나의 자연물이요, 찌꺼기일 뿐.....

그것의 실체는 더러움이 아닙니다.

세상에 어떤 물질도 같은 것은 없어요.

모두 자기만의 향기와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꽃은 꽃의 향기...버섯은 버섯의 향기...나무는 나무의 향기....

그 많은 물질이 다 자기만의 냄새를 냅니다.

그처럼 똥은 자기만의 냄새를 낼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더럽다라고 생각하는 존재는 오직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위대한 것이 아니고 괴로운 것입니다.

이 우주에 그 누구도 그것을 더럽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직 사람만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면 다른 것들은 틀렸고 사람만 바르게 알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오직 사람만 잘못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 그릇된 앎으로 인하여.....스스로 그릇된 인식으로 인하여

엄청난 고통을 받고 사는 것입니다.

스스로 앎이 자기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원래 사람은 괴롭지 않은 존재입니다.

무엇을 들어도 보아도 항상 편안한 존재입니다.

본래 무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 무심에다 어느날 우연히 잘못된 앎을 새겨넣고 누가 더러운 놈이라고

한다면 스스로 괴롭고 분노를 내는 것입니다.

이것을 무명이라고 합니다.

▶無明....밝음이 없음

중생은 이 무명으로 인하여 괴로워하고 분노내고 합니다.

무명은 바르게 알지 못해서 생긴 것입니다.

무명은 혹 無知라고 번역합니다.

알지 못하여 어두운 삶을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누가 욕했다고....나를 무시했다고....서운하게 말했다고....

섭섭해하고 분노내고 흔들리는 것은

마른 하늘에 천둥이 일듯이 그럴 이유가 없는 것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이 어리석다고 하는 것입니다.

더러움은 본래 없는 것인데 스스로 엉뚱한 앎을 일으켜서

더러운 것이 있다는 앎을 세워서 공연히 그 말을 듣고

터무니없는 분노를 일으키거나 섭섭해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어리석은 삶이겠습니까?

본래 있지 않는 것인데 있다고 스스로 만들어서 누가 그런 말을 하면 괴로워해요.

명심하세요. 그 누구도 나를 괴롭힌 적은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이나 보살은 이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무엇을 얻은 것이 아니고 앎을 바꾼 것이었다고 말한 것입니다.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다......

이렇게 앎을 교정한 것입니다.

그러자 곧 편안하여졌어요.

그동안은 왕자가 출가하여서 무엇을 얻어서 반드시 부처님이 되어야 위대한 붓다인

줄 알았는데 스스로 완전한 존재였고 모든 앎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그대로 바로 붓다인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천기를 읽고 남이 모르는 것을 특별히 알고 남이 하지 못하는 신통을 얻은 것이

아니고 다만 모든 앎을 버리기만 하였어요.

그래서 대해탈을 얻은 것입니다.

아무것도 주장할 것이 없으니까 마음이 고요해졌어요.

그것을 니르바나(涅般)라고 했어요.

물론 부처님이나 조사들도 더럽지 않고 깨끗하지도 않느니라 라는 깨달음으로

그것 한번으로 바로 편안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생도 없고 사도 없으며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다는 이 사실에 먼저 깊이

감명받았고.....그리고 그 감명에 의지하여 더러움과 깨끗함에 흔들리지 않도록

수행하였을 것입니다.

원래 고요한 우주에 중생이 스스로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관념 때문에

무의식 깊은 곳에 앎이 저장되었어요.

이것을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이 앎이 순간순간 튀어나오므로 이것을 제하는 훈련을 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직접 능엄경에서 이즉돈오 사즉점차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즉 깨달음은 찰라이나 그 실천은 점차되느니라....라는 말입니다.

이 말씀에 의하여 선사들도 깨달아도 보림수행하는 관습이 생겼습니다.

원오스님과 대혜스님도 다 그렇게 제자들에게 가르쳤습니다.

무엇을 알기만 하고 행이 안된다면 아무 소용없잖아요.

그래서 깨달음후에도 한번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했어요. 경봉스님말씀입니다.

어떻게 보면 깨달음은 쉽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이 스스로 완벽한 부처인줄 알고 진실은 더럽지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

는 것을 깨달았다면 바로 깨달음입니다.

여러분은 더도 덜도 아닌 바로 부처입니다.

본래 부처입니다.

그러나 그 부처가 부처행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동안 닦아야 합니다.

얼마나 닦아야 할까요?

여러분이 불생불멸 불구부정을 불확실하게 이해하였다면

공부는 쉬워집니다. 매순간 달라지고 매년 달라져요.

그러나 이 불생불멸 불구부정을 알기만 하고 깨닫지 못한다면

낼이면 도루묵이 되요.

그래서 부처님 말씀은 깊이 새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자기 것이 되려면 영혼에 깊이 새겨야 됩니다.

제가 이 진리를 처음 깨달았을 때가 20년 전입니다.

그때 너무 반갑고 ...기쁘고....놀라서...

한 달을 멍하게 지냈어요.

온 도시를 미친 사람처럼 걸어다녔습니다.

아침 밥을 먹고 하루 종일 쏘아다니다가 저녁에 돌아왔어요.

출가한지 10년 만에 혼자 스스로 알은 진리였는데 감동이 매우 컷습니다.

그 감동이 얼마나 컷는지 평상시 가을만 되면 쓸쓸하던 병이 사라졌어요.

10년을 넘게 가을만 되면 외로움.... 고독....허무함등으로 은근히 가을을 쓸쓸히

보냈는데 한 순간 딱 끊어진 것입니다.

심병은 마음으로 고쳐야 합니다. 자각이 일어난 순간 고쳐집니다.

그뒤 화두를 들고 여전히 정진하였는데

불생불멸 불구부정을 알아도 여전히 마음에서 분노가 있고 소심함이 있어요.

물론 전보다는 훨씬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미동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공부목표가 되었고....

드디어 화두 일념이 나타나고 24시간 화두가 성성해지는 순간이 오자

화두의 깊은 뜻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내부에서 다시 한번 더 각성이 일어나 고요해지고....

그 뒤로 화를 좀처럼 안내는 사람이 되었어요.

물론 간혹 일을 위하여 화를 내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일부러 낸 것이고....그조차 점점 줄어듭니다.

요즘은 거의 화를 안내요.

낼 일이 없어졌어요.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니까....

그러나 속썩히는 사람은 아직 있어요.

저도 인간관계가 있으므로 화낼 일이 있는 것이지요.

그래야 하는데도 갈수록 가만있어요.

가능한 대화로 하려고 하지요....

요즘은 미세한 흔들림조차 없어야 한다고 여전히 참선하고 기도하면서 정진합니다.

대혜스님이 70세가 되어도 마음을 점검한다고 하였던 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대혜스님은 중국에서 유명한 선승이었지요.

그 정도로 우리의 病은 깊고 그 병을 제거하는 깨달음은 사실 큰 약인 것은 사실이

나 완전하지는 못해요.

깨달음은 한순간 느낌이나 病은 다생의 습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합니다.

더러움이 없다고.... 그러면 모두 깨끗하다고 생각하면 안되요.

깨끗함도 없애버려야 합니다.

그것은 단지 물일뿐,,,,나무일뿐,,,,사람일뿐,,,,혼자 살뿐,,,,장가를 안갔을뿐,,,,

장가갔을뿐... 그 누구를.... 그 무엇도 그것을 더럽다거나 깨끗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병입니다. 이 병이 스님들에게 많아요.

스님이 되면 첨에 스스로 깨끗하다는 병에 걸립니다.

왜냐면 부처님께서는 스님들을 삼보에 넣어서 예배받는 위치가 되게 하였습니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스님이 되면 누구나 예배를 받습니다.

저도 신도들이 와서 절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갑자기 자기가 깨끗하고 위대한 존재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정신은 여전히 혼탁하고 아직도 분별이 남아있고 명예와 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면

서 부처님의 제자라는 것때문에 껍데기를 보고 남이 존경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부처님과 동일시가 되어요.

이때 고치지 못하는 아상이라는 병이 드는 것입니다.

저도 이 병이 심해서 한동안 고생했어요.

장가 안 가고 혼자 사니 깨끗하고....수행하니...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했죠.

이 병을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되요.

이 환경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잘 안됩니다.

그래서 아주 고생해서 그 아상 버리는 공부를 했어요.

지금은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열려서 마이 나아졌어요.

늘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나는 스님이 아니고 다만 한낱 사람으로 살아갈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 가끔 결혼한 스님들이 찾아옵니다.

구도열이 대단해요. 참선도 열심히 하고 겸손해요.

저는 그분들에게 항상 똑같이 대합니다. 마음에서 쓸데없는 아상이 없어요.

같이 말하고 웃고 같은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지금 독신승들은 자기들만이 오직 깨끗한 진짜 수행자라고 생각해요.

스님끼리도 결혼한 스님을 만나면 약간 무시해요. 겉으로는 안그런 척해도 내부에서

차별을 두어요. 너는 속인과 무엇이 다르냐고 하죠.

이것이 바로 병이요, 21세기에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신도들은 더해요. 아직도 반야심경을 파악하지 못하는 신도 많아요.

인간은 평등해요. 신도에게 불법을 수행하길 바란다면

결혼한 스님도 청정한 줄 알아야 합니다.

그가 장가갔다고 더러운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 식의 논법은 틀렸어요. 부처님은 더럽다 깨끗하다는 생각이 없어야

그것을 청정이라고 했지 외부적인 어떤 것을 청정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언행이 부처님 말씀에 맞아야 합니다.

그런 쓸데없는 오만한 사고 방식을 고치지 못하는 사이에 타종교는 이미 불교의

도 절반을 뺏어가 크게 번성하고 있고 불교는 저 밑으로 쳐져 있는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깨끗함은 없어요.

다만 그 자체일뿐이지 깨끔함은 없습니다.

만약 깨끗함을 찾으면 죽을 때까지 찾아도 절대 찾지 못해요.

그런 것은 본래 없기 때문입니다.

깨끗함을 좋아하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고 병들은 것인줄 알아야 합니다.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는 줄 알아야 바론 안것입니다.

그러면 인생이 행복해져요.

무엇을 보아도... 들어도 마음은 흔들림이 없고 고요해집니다.

고요함....이것이 바로 그대들이 가지고 있는 천연의 자성이요, 붓다의 심성입니다.

그 고요함을 항상 지켜서 거기서 조금도 나아가지 마세요.

부처님도 이것을 깨닫고 바로 고요해졌을 뿐 무엇을 얻은 것은 없습니다.

모두 나날히 행복하시고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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