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空(공)에는눈귀코혀몸뜻도없다.

 

無眼耳鼻舌身意 (무안이비설신의)

눈귀코혀몸뜻이 없으며

 

지난 시간에 여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공(空)을 설명할 때 아니 不자를 넣은 것이 아니고

없을 無자를 넣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不垢不淨(불구부정)이라고 할 때는

아니불자를 썼으나 여기 공을 설명할 때는 없을 無(무)자를 썼습니다.

이유는 더러움이나, 깨끗함, 늘어남, 줄어듬, 그리고 생과 사등등은

어떤 현상이 있는데 그것을 부정 하였으므로 아니不(불)자를 썼어요.

즉 어떤 현상이 있는데....그것이 더러움이든지 깨끗함이든지

그러한 현상이 있음을 전제하고 그것이 사람들은 더럽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더러움이 아니다 하고 시정해줄 때 아니불자를 썼다는 것입니다.

즉, 공에는 아무것도 없으므로

무자를 써서 어떤 흔적도...개념도 싹 부정한다는 의미로 말입니다.

그러니까 공은 텅텅 비어서 눈귀코혀몸뜻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지난 번 강의였습니다.

無色聲香味觸法 무색성향미촉법

색 소리 냄새 맛 촉감 법도 없으며 눈귀코혀몸뜻은 육근(六根)이라하고

색 소리 냄새 맛 촉감 법(法)은 육근으로 받아들이는 세계라 하여

6경(六境)이라고 말하거나 6진(六塵)이라고 합니다.

눈은 색을 보고

귀는 소리를 듣고

코는 냄새를 맏아요.

혀는 맛을 보고

몸은 감각을 느낌니다.

지난 번에 효원님께서 감정이 어디서 일어나는가 하고 물으셨는데

이것 심장에서 우러나는 현상입니다.

심장은 놀라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감정의 창고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심리를 만들어내는 창고라고 하여 마음 心자를 써서 심장(心臟)이라고 해요.

우리는 보통 心과 心臟을 혼동하는데 심장에서 최종적으로 느껴서 마음에게 보고하는 것이지

마음이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마음이 느낀다면 그것은 유형의 존재여야 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유형의 존재가 아니잖아요.

다만 心臟은 마음과 가장 가까운 관계라

만약 심장이 없으면 감정을 보고 받을 부하가 없는 것과 같아서 전혀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만약 사람이 심장이 약하여 두근거려봐요.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고....나약해집니다.

그러나 심장이 튼튼하면 수행과 상관없이 든든해집니다.

도둑질을 해도 떨지않고 경찰을 만나도 태연자약해요.

반면 심장이 약하면 죄를 지은 일도 없는데 작은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고 마음이 약해집니다.

그런데 여기 무無자는 아예 첨부터 어떤 흔적도 없다는 것을 강조할 때 쓴 것입니다.

과거에 어떤 큰스님은 12세에 출가하여 평생 수행한 스님이 계셨었습니다.

설법도 잘 하시고 사찰 운영능력도 뛰어났어요.

어느 면에서는 성철스님보다 훌륭하다고 사람들이 말했어요.

그런데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셔서 늘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하셨지요.

나중에는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노년에는 활동을 중지하시고

법문도 안하셨습니다.

평생의 수행과 상관없이 신체가 약해서 오는 증세는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젊은 스님들이 간혹 말하길 그런 분이 어찌 큰스님이냐고 반문하였던

적이 있었는데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숙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생노병사입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부처님같은 복인(福人)도 말년에 병들어 돌아가셨는데

하물며 평범한 사람들이야 말할 것이 뭐있습니까?

이런 것으로 그 스님의 경계를 오해하면 안되요.

그런데 그 스님들도 젊어서는 그렇게 말하더니 최근 무슨 모임에서 하는 말을 들으니

이제 자기도 느끼는 것이 있는지 큰스님을 보는 눈에도 융통성이 생겼드라구요.

물론 도인이 항상 건강한 몸으로 앉아서 참선하다가 90세 100세에 죽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이것은 전부 전생의 복이 좌우하는 것이지 수행과 경지가 좌우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육조스님에게 단번에 깨달음을 얻고 증도가를 써내서 만고불변의 유명한 선서를 지었던 영가스님도

39세에 사망하였고 대혜스님 같은 큰 도인도 10년간 귀향살이를 하였던 적이 있고, 깨침을

정식으로 인가받았던 나옹스님도 50세에 사망하였습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가장 가치 있고 의미있습니다.

특이한 사상, 특이한 경지를 얻어야 도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만약 그런 말이 맞다면 제가 여러분을 부처로 인정하고 바로 부처행을 하라고 말하지 못하고

육조스님 설법도 틀리게 됩니다.

그러나 평범함 속에 도가 있기 때문에 모두 부처인 것입니다.

심장은 느낌을 맨 마지막에 마음에게 보고 하는 자입니다.

몸으로 느끼는 감촉...맛으로, 소리로, 색으로의 느낌을 심장이 먼저 파악하고 마음에 전달해요.

그러므로 슬픔....고독함....쓸쓸함....기쁨 이것은 심장이 느끼는 한 현상이지

마음이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은 아무 느낌이 없어요. 주인이 되어 다 알고 주관하나 비었습니다.

그래서 공에는 색 소리 냄새 맛 촉감 법(지식,법칙)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법은 식별하는 세계인데

法은 지식, 법칙, 이론, 만물, 의미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것은 의식 작용이 헤아리고 분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법이라고 합니다.

뜻의 세계이지요.

그런데 그 법도 공에는 없다는 말입니다.

만약 공을 포현하면서 그 어떤 한 마디나 앎으로 표현하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법(뜻)도 없다는

말에 힌트가 있어요.

진리...사상...뜻조차 없는데 공을 표현하면서 어찌 기이한 언구나 행동으로 보이려고 합니까?

그런 것은 다 머리에서 나온 또 하나의 작위입니다.

절대 인정받지 못해요.

뜻은 법을 세우려는 경향이 있어요.

이것이 습관이요, 무의식입니다.

그런데 이 무의식에 유혹되면 진정한 진리를 펴지 못하게 됩니다.

끝없이 뜻을 세워서 표현할 것이고 그것은 결국 또 작위에 떨어지고 말기 때문입니다.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안계(眼界)가 없고 무의식까지 없으며 이번에는 六界가 나옵니다.

원래 6근 6경 6식을 합하여 18계라하는데

사바세계에서 우리가 느끼고 아는 세계를 18계라고 해요.

6근과 그것의 상대인 6경

그리고 그것을 분별할 줄 아는 6식(六識)의 세계

6근6경6식(6根6境6識)을 합하여 18계라고 합니다.

이것 이외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하여 18계는 불교의 세계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는 六識이라고 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6계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렇게 말해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6식은

▶眼識(眼界)

▶耳識(耳界)

▶鼻識(鼻界)

▶舌識(舌界)

▶身識(身界)

▶意識(意識界)

그러니까 육근(눈귀코혀몸뜻)이 육경을 대하고 육식으로 분별합니다.

눈으로 보고 예쁘다, 밉다, 좋다 나쁘다...헤아리는 세계를 안식이라고하고 안계라고 해요

귀로 소리를 듣고 시끄럽다...조용하다... 헤아리는 세계를 이식이라고 하고 이계라고 해요

코로 냄새를 맏고 좋다 나쁘다 헤아리는(識) 세계를 비식이라고 하고 비계(鼻界)라고도합니다.

혀로 맛을 느끼고 헤아려요. 짜구나 싱겁구나... 하고 이것을 미식(味識)이 작용했다해요.

그래서 맛의 세계라고 합니다.

혀로 몸으로 차고 덥고 두드러움을 느낍니다.

이것은 신식(身識:몸의 감촉)의 작용이라고 해요. 그리고 신계(身界)라고합니다.

신계(身界)= 춥다, 덥다, 거칠은 이불, 부드러운 이불, 부드러운 키스, 거칠은 손...

의식(意識)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지요. 모든 느낌을 종합하여 판정하는 최후의 표면 의식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의식(意識界)의 세계라고 해요.

사람은 이것 이외의 것을 보거나 느낄 수 없어요.

그래서 3x6=18계가 중생계의 전부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섯가지 기관(6근), 그것이 알고 느낄 수 있는 대상의 세계(6경),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각종 정신의 세계(6식)....이것이 전부입니다.

이것을 18계라고 하는 것입니다.

혹 누가 영혼의 세계까지 감지해낸다고 하여도 그역시 뜻이 느끼는 세계일 뿐

다른 기능이 작용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18계까지도 공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나(六根)도 없고 삼라만상(六境)도 없고

정신이 헤아릴 수 있는 모든 세계(六識)도

공(空)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입니다.

현재를 느끼고 곧 저장하니까

결국 과거를 저장하는 것이 되겠지요.

저장....이것은 기억인데 이것은 또 두뇌의 작용이잖아요.

역시 신계(身界)입니다.

과거도 몸이 느끼고 아는 세계니까요.

이토록 공은 철저히 비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갖가지 나열을 통하여 공은 철저히 비었음을 설명하고 있어요.

엊그제 하늘님인가요...? 마음은 어디에서 왔냐고 질문하시기에 공즉시색空卽是色으로

대답해주었어요.

공은 곧 만물이니라...

그리고 색즉시공도 알아야 해요.

불교에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만물과 본질을 설명한 중요한 단서입니다.

부처님은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 한 마디로 우주를 설명하고 말았아요.

존재는 곧 빔이니라.

이것은 시간이 가면 빔이라는 말이 아니고

존재(色)=빔(空)이라는 선언입니다.

존재 그 자체가 이미 빔이니라... 입니다.

그러니 마음도 한 현상이라면 색의 범주에 넣어야 합니다.

그러니 마음은 곧 빔이니라가 성립됩니다.

물론 마음은 이미 그 형상이 없는

▶6識(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이

작용할 때만 종합작용하는 한 현상인데 6개의 프로펠러가 움직일 때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원반

같은 것이 생겨나듯 육식이 작용할 때 마음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제 말이 아니고 경전에 나와 있는 부처님의 말입니다.

원각경에 나와요.

▶"六識이 종합작용하여 임시로 있는 듯한 것이 마음이니라" 라고

그러니 결국 몸이 없으면 맘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맘이 일어났던 근원지 바로 공은 항상 존재하잖아요.

그래서 맘은 불생불멸이고 영원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色卽是空은 곧 心卽是空을 말해요.

모든 것의 근원을 빔으로 보기 때문에 자꾸 비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너의 근원은 빔이니까

그 근원으로 돌아가라.

네가 각종 생각을 일으켜서 세웠던 허망한 개념에 떨어지지 말고

그 생각은 곧 작위요, 허망한 경계이니 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마음은 형상이 없는 존재인데 무엇인들 받아들이는 작용을 하겠어요.

그러니 기생충 같은 것이라는 말도 안맞아요.

단지 유혹되기는 하겠죠.

원래 유혹되지 않는 것이 마음이나

자기를 모른 까닭으로

소리에... 빛에....명예에....의미에 이끌리잖아요.

빔이 근원인 자기...... 본래 비어있는 고요한 자기......

이것을 깊이 깨달았다면 본심으로 돌아가서 항상 유혹됨이 없이 고요하게 살아가겠으나

깨닫지 못한다면 만약 알기만 한다면 조그마한 것에 여전히 유혹되어 살아가게 되어있습니다.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유혹당하지 않아요.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항상 실수하고 그때서야 반성해요.

물론 이런 정도라도 있다면 좋은 것이겠으나

한번 깨달음으로 저절로 유혹되지 않는다면 인생이 수고롭지 않지요.

한번 부처님께 내맡기고 놔버려야 합니다.

잡고 있는 것을 놔버리세요. 내가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잘 생각해보고 놔버려야 합니다.

자기 변혁이 일어나야 해요.

그래도 사랑하고....여행가고...영화구경하고....맛난 것 먹고....다 합니다.

못하는 것 없이 다해요.

다만 몇푼어치 않되는 것들을.... 굳게 들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릴 뿐입니다.

이쪽(차안)과 저쪽(피안)은 확실히 달라요.

보는 각도가 다르고 생각이 달라요.

어찌 되었든 세상사가 매우 편안하고 고요한 것은 사실이고

세상사를 훤하게 꿰뚫는 것도 사실이고 할 일과 안 할일이 정확하게 구분되고

무엇이든지 하고 무엇도 안 할수 있습니다.

단 한번의 놓아버림으로 이렇게 아주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되요.

지금 즉시 모든 가치와 개념을 버리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대자연....부처님의 품에 내맡기세요.

그러면 참자기를 알게 되고 안개에 가려있는 미심적었던 것들도 다 걷혀지고 맙니다.

그야말로 더이상 알 것이 없어져요. 오직 부처행을 행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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